정해진 시간에 산책을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늘 불규칙한 산책을 하고는 한다.
아파트 바로 옆이 제법 규모가 큰 공원임에도 불구하고
공원 산책로는 마치, 죽어있는 혹은, AI 같은
느낌이 들어 그냥 동네 골목 사이로 거닐면서
소소한 동네의 볼거리들 사이로 산책을
하게 되는데 살아있는 산책로 같아 좋아 보인다.
길가에 있는 민들레와 이름 모를 들풀을 보며
걷는 산책로는 나만의 비밀 산책로이기도 하다.
나만이 볼 수 있는 소소한 풍경은 규칙적인
공원의 분위기보다 한결 좋아 보인다.
누가 임의로 심어놓은 꽃들이 아닌,
제철 따라 피는 꽃들과 새들의 어우러짐이
늘 생경감 있어 내 마음에 쏙 드는 풍경이다.
살아 있다는 것!
이제는 점점 더 삶에 대한 모양새가 갖추어지는 것
같으면서도 늘 내 삶에 목말라하는 것 같다.
사물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산책하는 강아지를 만나면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 주고 인사를 건넨다.
예전에는 민들레 새싹을 뜯어
삼겹살에 싸 먹거나 샐러드로 무쳐서
먹기도 하고, 민들래 잎으로 김치를
담그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저 지나간
추억으로만 느껴지는 이유는 무얼까?
이맘때는 늘 만나는 들풀 꽃이
마음을 평온하게 해 준다.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을
나이가 되어버린 것 같다.
순순히 받아들이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요즈음
세상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지혜를
얻은 건 아닐까?
일일 일식을 한다고는 하지만
수시로 군것질을 하니 그건 또,
냉정한 의미의 일일 일식은 아닌 것 같아
못내 마음이 불편하기만 하다.
이웃집에서 쑥으로 만든 떡에 콩까지 넣어서
만들었다면서 나눠 주기에 거절 불능증으로
기어코 받아서 꼬약 거리며 손바닥 보다 더 크고
두꺼운 쑥떡 하나를 다 먹었다.
이제, 일일 이식이 된 건가?
산책하면서 소담스럽게 핀 꽃 사진
찍는 일도 작은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집에 들어와 폴더를 열고 사진을 보노라면
어느새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길을 걷다가 문득 하늘을 보면
열린 하늘 창 사이로 햇살이 스며들어
마치,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것 같아
걸음에 힘이 들어간다.
하늘아! 잘 지내지?
불과 일주일 만에 후다닥 져 버리는
벚꽃도 이제는 발아래에 지천으로 그림자만 남기고
사라져 버렸다.
그 일주일을 지켜보기 위해 매일 벚꽃 나무 산책을
하기도 했는데, 사람의 일생도 배속을 빠르게 하면
저렇게 보이는 건 아닐까?
살아있는 산책로!
숨을 쉬는 산책로는 걸을 맛이 나는 것 같다.
죽어있는 산책로보다는 살아 숨 쉬는
산책로를 걸어 보시기 바란다.
오늘도 나는 살아 생동감 있는 산책로를 향해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는다.
https://www.youtube.com/watch?v=qLAwCIdQLO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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