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뜨거운 태양의 햇살 아래 모든 사물들이
생기를 띄며 푸른 색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습니다.
그러니, 어디를 가도 모든 곳들이 명소요 낙원
같기만 합니다.
사람은 무릇 놓아버리는걸 잘해야 한다고 합니다.
한번 손에 들어오면 꽉 잡고 놔주질 않다 보니,
집착과 욕심이 생기기도 합니다.
영원한 권력이 없듯이, 재물 또한 영원하지 않습니다.
재벌 총수들이 그 많은 재산을 두고 눈을 감으면서 얼마나
애통해했을지 가히 상상이 갑니다.
기껏 땅한평이 고작인데, 무에 그리 애타 할까요.
오늘 그저 구름 따라 발길을 옮겨 보도록 하겠습니다.
물빛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투명한 물빛을 바라보니, 스스로 물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우를
범할 것 같습니다.
높은 산 눈 녹은 물이 하염없이 흘러 내려오고 있습니다.
잔 바위에 부딪치며 흰 포말을 일으키는 물줄기를 바라보니,
백야의 더위를 잊은 듯합니다.
징검다리 건너 바위에 걸터앉아 바짓단을 걷어올리고 물속에
두발을 담가보고 싶네요.
엄청 추울 것 같습니다.
이제 막 고비들이 머리를 들고 해바라기를 하고 있네요.
며칠만 지나면, 고비들이 제철일 것 같습니다.
이 산 전체가 고비 밭이랍니다.
엄청나죠?
산 정상에 올라오니 , 아직도 잔설들이 능구렁이처럼 늘어져 낮잠을
자고 있네요.
이곳은 금광입니다.
지금도 주민들은 이곳을 찾아 사금을 채취하고 있습니다.
작은 캐빈의 별장들이 너무 앙증스럽게 세워져 있습니다.
구름이 발아래 놓이는 날에는 정말 환상인 이곳 풍경입니다.
이곳 천지를 올라가려고 했더니, 아직 차단막을 올리지 않았네요.
며칠 더 있어야 통행이 가능할 것 같아 아쉬움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겨울에는 보드와 스노 머쉰, 스키를 즐길 수 있는 아웃도어의
천국이기도 합니다.
굽이굽이 펼쳐져 있는 길들이 마치 서편제의 한 장면 같지 않나요?
갈대가 없어 조금은 삭막한 듯 보이지만, 야생화가 필 무렵이면
정말 아름다운 길이기도 합니다.
호숫가에 이렇게 쉼터가 있습니다.
늘어지게 한숨 자도 좋을 그런 장소입니다.
앗! 여기 차가버섯이 있네요.
그러나 따지 못하는 곳이랍니다.
정자 바닥을 보니, 아기 잠자리들이 추위에 몸을 웅크리고 바닥에
납작 엎드려 바람을 피하고 있네요.
추운가?
한그루의 자작나무가 호수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에 젖어 있을까요?
오가는 이들과 바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나 봅니다.
옆집은 오늘 무슨 날인가 봅니다.
친척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배구를 하고 있더군요.
웬 친척들이 이리도 많을까요?
이들은 러시아인들입니다.
우리도 모이면 한국말로 이야기를 하듯이 , 이들도 러시아어로
이야기를 합니다.
지금 밤 아홉 시가 넘었는데도 , 낮처럼 환해서 이렇게 늦게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이 많습니다.
온 가족들이 모두모여 즐기는 게임이기에 아이들도 제 몫을 합니다.
알래스카에서는 러시안인들이 모여사는 지역을 적색으로 분류를 하는데,
그 이유는, 애초 이곳이 러시아 땅이었기 때문에 행여 마찰이 있을까
염려가 되어 가급적이면 , 러시아인들이 모여사는 곳은 주거지를
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불미스러운 일들은 벌어지지 않는답니다.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아직도 축구공이 자작나무에 걸려 있네요.
다들 꺼낼 생각을 안 하더군요.
가을이 되어 나뭇잎이 다 지고 나면 스스로 공이 떨어지겠지요.
세찬 바람에도 떨어질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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