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원주민 이야기
알래스카 "잠 못 이루는 밤에 "
ivy알래스카
2020. 8. 7.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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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깨어있는 첫새벽.
앞집에 새끼를 낳은 염소도
아침마다 울어대는 수탉도
벽에 머리 박고 도를 닦는 앞집의 강아지도
모두 잠든 이 시간
홀로 깨어 있음에
밤새 내렸던 빗줄기가
흔적만 남기고 모습을 감춘
촉촉한 풀잎들이
나를 살찌우게 한다.
언제고 말없이 돌아서던
끝자락 수평선 구름 조각
살며시 다가와 두드리던
가슴 떨리던 그 울음소리는 어디며
이제는 먹먹해진 가슴만 남았는지
지나온 세월이 더없이 안타까워라
두고 온 미련들이
아직도 생생하기만 한데
평화로운 바닷가
새로운 만남들이 있었던가
그래도 혼자라는 감각이 느껴지니
역시 머나먼 길은 혼자 가는 건가
돌고 돌아
알래스카 한 귀퉁이
보퉁이를 풀어놓고
켜켜이 쌓아 올린
사연들을 풀어놓지만
휑한 가슴에는
사랑이 머물다간 자리만큼이나 할까
아이들이 노닐던 길
어른들이 노닐던 길
내가 홀로 노닐던 길
모두 같을까만은
길은 하나이니
결국 만나지 못할 일이 무에냐
돌고 도는 길인 것을
.
지난 초조함은 어디로 가고
넉넉한 여유로움만 남아
배 두들기며 트림할 때
문득 다가오는 그 한마디
이제야 살 것 같네
설산의 그림자 따라 푸른빛의 빙하를 따라
잿빛의 강줄기 따라 발걸음 멈춘 이곳이
그대를 기다리는 영혼의 분지
홀로 잠 못 이루고 깨어 있는 것이
때로는 마음을 살찌게 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중요한 시간이 되기도
외로움이든 고독이든 즐기는 자에게는
모든 것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결코 가랑비에 옷이 젖지 않는 비옷 이리라